요즘 핫한 김생민씨가 나온다는 이유로 짠내투어를 첫 회부터 챙겨봤습니다. 신선한 소재더라구요. 프로그램 소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설계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찾아낸, 여행책에도 안 나오는 가성비甲 특급 정보들을 공유! 초저가 숙소부터, 착한 가격 맛집, 무료 관광지, 가격 파괴 럭셔리 코스까지! 알뜰살뜰하게 사치하는 청춘들을 위한 가성비甲 럭셔리 여행 프로그램' 그 뒤로는 TV를 틀었을 때 짠내투어가 나올 때마다 챙겨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채널을 돌리다 짠내투어가 나오면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립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너무 불편해졌어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여행은 행복한 것, 그러나 더 이상 여행은 즐거운 것이 아니다.

저는 여행을 아주 좋아합니다. 여행은 제 취미 중 하나이지요.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낄 때마다 훌쩍 혼자 여행을 떠나곤 했습니다. 짠내나는 여행이건, 럭셔리한 여행이건 상관없이 낯선 곳에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짠내투어를 보면 여행을 하는 투어 구성원들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행복해지지 않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대결이라는 프로그램 취지가 있어서 그런지 출연진들이 여행을 즐기지 않고 여행의 단점을 파헤치는데 더 주력하는 모습이 불편합니다. 물론 출연진들이 맡은 각자의 역할이 있고,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행복해지기 위해 가는 여행이 불평불만의 장이 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2. 짠내가 나지 않는다.

짠내투어 방콕편의 경우 일일 예산이 9만원이었습니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9,730원, 태국의 1인당 GDP는 6,336원입니다. 한국과 태국 1인 GDP는 4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한국에서도 9만원이면 충분히 여행을 할 수 있는 금액이지요. 요즘 제주도나 부산보다 해외가 더 저렴하다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 하는데 렌트카를 예약해도 제주도에서 1일 경비 9만이면 정말 충분하지요. 프로그램의 취지가 적은 예산에서의 스몰 럭셔리라고 하는데 일일 9만원이면 방콕에서 럭셔리하게 놀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도 아직 해외여행 가기 힘든 사람, 힘들게 아르바이트해서 해외여행 다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아침/점심/저녁 다 거하게 먹고 렌트도 하고 술 한잔도 할 수 있는 여유인데 짠내라니요. 요즘은 짠내라는 말보다 가성비라는 말에 초점을 두고 방송하는 것 같은데, 가성비투어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3.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는 불편한 여행

최근 짠내투어는 민폐투어라는 기사가 나기도 했는데요, 네티즌들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짠내투어가 민폐투어라고 불리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요, 먼저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공공장소에서 시종일관 큰 목소리로 떠들기 때문입니다. 음식점, 커피숍 뿐만 아니라 버스, 지하철에서도 큰소리로 떠드는 모습 때문에 주변이 불편해하는 모습도 방송을 탔었죠. 그럼에도 방송이기 때문에, 타국의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은 좋지 않은 행동 같습니다.

현지인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출연진들은 비싼 옷에 비싼 가방, 화려한 메이크업을 하고 돌아다닙니다. 짠내투어가 아무리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고 해도, 그런 화려한 모습을 하고 '나는 돈이 없다, 깍아달라!' 이런 태도 때문에 시청자들이 매우 불편해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자 외국인이 '비싸, 깍아죠. 나 돈없어' 이러면 돈을 받는 상점의 사장이 기분이 좋을리 없습니다. 짠내투어 출연진들이 영어가 짧은 것은 알겠지만 무조건 '디스카운트' '노(안산다)'로 일관하는 단답형 회화는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할리 없습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리도 없지요. 태국사람이 와서 '비싸! 안사!'하고 간다고 생각해보세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항상 생각하고 배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예산이 없다고 식당이나 커피숍에 들어가 1인 1식을 시키지 않는 것도 보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특히 박나래씨가 예산이 부족하다도 커피 2개를 시켜놓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매우 보기 힘들었습니다. 정 예산이 없으면 테이크아웃을 할 수도 있고 편의점 커피를 마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커피 2개만을 시켜놓고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상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청자 게시판에 개선사항을 요청하는 것 같지만 아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출연진도 좋고, 프로그램 소재도 좋은 만큼 위의 불편사항이 개선된다면 다시 보고 싶네요. 하지만 지금은 짠내투어가 정말 보기 불편합니다!

+ Recent posts